북유럽의 디자인 철학은 자연주의를 빼고는 말할 수 없을 정도죠.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 있는 허름한 창고중의 하나가 이 자연주의의 철학을 바탕으로 새롭게 레스토랑으로 태어난 좋은 사례가 있어서 소개할까 합니다. 게다가 이 레스토랑은 공간적으로는 가정의 따스함을 컨셉으로 하여 리노베이션을 했다고 하니 우리에게 주는 영감은 더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덴마크의 참나무(오크)가 이 레스토랑의 거의 모든 표면과 소재에 쓰였습니다. 이 식당의 요리사인 레네 레제피(Rene Redzepi)는 2004년 개장한 이래 가장 창의적인 조리법으로 수많은 찬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게와 가재, 대구 등 북유럽의 해산물 식재료를 이용해 특색있는 '뉴 노르딕' 요리를 만들어 내기도 하였습니다. 덴마크 유일한 미슐랭 식당으로도 유명한 이 식당은 최소한 3개월 전에는 예약을 해야 식사를 할 수 있다고도 합니다. 특히 메인인 해산물과 함께 신선한 야채, 과일쥬스, 소스와 향신료, 야생 식물 등 덴마크 국내 식재료만으로 자연주의의 신선함은 이 레스토랑의 고집스러운 특징으로 유명합니다. 음식의 식재료는 주방장과 조수들이 새롭게 발굴하거나 인근의 유기농 농장에서 재배하는 것을 직접 공수한다고 합니다. 꼬옥 가보고 싶네요.
화려한 수상 경력에 빛나는 코펜하겐 노마 레스토랑의 새로운 특징을 만들어내기 위해, 요리사이자 공동 소유자인 레네 레제피는 집과 비슷한 것을 만들고 싶어했습니다. 지역에 있는 회사 Bjarke Ingels Group과 함께 유명한 자치 지역인 크리스타니아 근처에 마을과 같은 건물을 짓는 전체적인 디자인을 담당했습니다.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크리스타니아는 덴마크 코펜하겐 내에 있는 일종의 자치구입니다. 프리타운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서 '프리타운 크리스타이나아'라고도 불리웁니다. 전체적으로는 히피스러우면서도 자유분방한 느낌의 마을입니다.
코펜하겐의 디자이너인 David Thulstrup은 정직하고 자연적인 재료(목재, 돌, 금속의 혼합)를 적용하는 것으로 생각하여 식당보다는 주거 쪽으로 중심을 잡은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였습니다. 그 결과, 디네센 참나무 널빤지는 거의 모든 벽과 천장과 바닥, 주변의 낮은 창틀 전망과 라운지에서는 크림색 벽돌 닻이 열린 평면을 연상케 합니다. 참고로 디네센 참나무란 1898년에 창업한 디네센(DINESEN)이라는 회사에서 가공하여 판매하는 목재로서, 북유럽 목재의 특징을 가장 잘 살려 가공하는 회사로 덴마크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최고 품질의 목재를 공급하기로 유명합니다. 최고의 품질인 만큼 최상의 가격이기도 하죠.
내부를 살펴보자면 20세기 중반 황금시대의 덴마크 건축가들이 직접 설계한 개인 주택을 떠오릅니다. 아늑하고 가정적인 느낌이 전체 식당으로 느낄 수 있으며, 또한 특별히 디자인한 6미터 길이의 훈제처리한 오크 테이블과 아르브 의자가 더글라스 소나무 판자로 만든 관절 천장과 함께 조화를 이룹니다. '유산(heritage)'으로 번역할 수 있는 단어인 'Arv'는 친숙한 덴마크의 대사들을 특징으로 하지만 상당히 현대적인 외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연주의와 북유럽 인테리어의 단면을 볼 수 있는 훌륭한 예라고 생각됩니다.
이런 곳에서의 최상의 식사는 정말 잊을 수 없는 경험을 줄 수 있겠네요. 덴마크 가시는 분들은 한 번 고려해볼 만한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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