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 중증 폐질환과 관련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성분인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나온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시판 중인 153개 액상형 전자담배를 대상으로 최근 주요 의심물질 7종에
대한 분석을 완료해 그 결과를 조만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미국에서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과 관련해 폐손상과 사망 사례가 계속 발생하고 국내에서도 의심 환자가 나오자
지난 10월 말 범정부 부처 합동으로 안전관리 대책을 내놨습니다. 이 과정에서 액상형 전자담배가 유해한지 확인해 제품
회수나 판매금지 등 후속 조치를 취하기로 하고 분석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식약처가 이번에 분석 대상으로 삼은 성분은 대마 중 환각을 일으키는 주성분인 THC, 액상에 집어넣는 오일, 가향물질 3종(디아세틸·아세토인2·3-펜탄디온), 액상 기화를 도와주는 용매 2종(프로필렌글리콜·글리세린) 등입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서도 가장 문제가 된 대마 성분인 THC는 일단 모든 국내 유통 제품에서 검출되지 않았습니다.
THC는 미국에서 가장 논란을 일으킨 물질입니다. 미국에선 액상형 전자담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는 중증 폐질환 환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3일 기준으로 2291명이 발생했고, 48명이 숨졌습니다. 국내에서는 두 달 전 30세 남성 의심환자가 나왔고 연관성을 추가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9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하면서 즉각 유해 성분 분석에 착수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비타민 E 아세테이트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홈페이지에 "많은 물질과 제품 출처를 조사하고 있으며, 원인이 하나 이상일 수 있다"면서도 "비타민 E 아세테이트가 중증 폐 질환 환자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나머지 성분도 위험성을 갖고 있긴 마찬가지입니다.
버터 향의 가향 물질 디아세틸은 폐 건강을 위협하는 물질로 분류되는데 영국과 EU에선 담배에 디아세틸을 첨가가 제한됩니다. 용매 2종은 'PG/VG'로 불리는데, 이 역시 인체 유해 가능성이 있습니다. 조홍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액상형 전자담배가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등 폐 질환을 일으킬 위험성이 상당하다는 연구가 이어지며 다만 어떤 물질이 폐 질환을 일으켰는지 아직 정확히 알 수 없다. 새로 첨가한 성분이 영향을 줬을 수 있고, 기존 성분과 새 성분이 조합되면서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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